2013.09.06 12:36

<사안>


(1)

P(41세, 여)는 내 친구의 여동생.

1년 전 이혼을 하고 두 아이를 데리고 있는데, 원래 미용쪽 일(대형 미용실 매니저)을 오래 하다가 이번에 누가 동업하자고 해서 평촌 쪽에서 이태리 레스토랑을 내고자 함.

동업을 진행할 때 주의할 점이 무엇이며, 계약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기 위해 내방.


(2)

미용쪽 일만 오래 하다보니 힘도 들고 매너리즘에도 빠졌는데, 이번에 지인이 동업을 제의하자 상당한 무리를 해서라도(대출 등 약 2억 원 정도의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 꼭 자기 사업체를 갖고 싶다는 것이 P의 의지.


(3) 

하지만 P로서는 과연 새롭게 도전하는 외식 산업이 자신에게 맞는지에 대해서는 100% 확신이 안서는 상황.


(4) 

나는 친구 여동생이라, 내 여동생 같은 생각이 들어 법률적인 조언만 해 주기 보다는 주역점을 쳐보기로 함. 내 방으로 와서 조용히 득괘(得卦)를 해 보았음.


<득괘>


모종의 절차를 거쳐 점을 쳐봤더니 “산화비(山火賁)”괘에 동효(動爻)는 5효가 나옴. 





<풀이>


(1)

산화비 괘는 주역의 22번째 괘로서 전형적으로 “화려함을 좇지 말고 내실을 기하라”라는 괘임. 겉에 치중하지 말라는 괘임.


(2)

전체 괘사 : 형통한다. 나아가는 바가 있어 조금 이롭다.

(여기서 조금 이롭다라고 한 것은, 실속 없이 겉만 꾸민다고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각종 풀이서에 보면, ‘군자는 비괘를 얻으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근신한다는 것이다)


(3)

5효 효사 : 구릉위에 정원을 꾸며 비용을 대폭 줄이니, 인색하지만 끝내는 길하다.

(구릉위에 정원을 꾸민다는 의미는 주위의 경관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의미다. 즉 새로운 투입보다는 기존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것들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래야만 길하다는 의미이다)


<조언>


(1)

새로운 사업으로의 도전은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점괘가 아니라^^)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무리해서 확장하는 것은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 (아마, 다른 괘, 예를 들어 화천대유괘나 이위화괘가 나왔으면 적극적으로 진행해 볼 것을 권유했을 듯)


(2)

지금까지 해 오던 일이 다소 힘들더라도 당분간은 기존 일을 통해서 자금 상황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


(3)

다만 좀 더 다양한 미용실 사장님과 만나서 본인을 appeal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면, 미용실 원장님들을 상대로 컨설팅을 진행하는 내 지인(윤 모)에게 이 동생을 한번 소개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되어, 조만간 미팅을 잡아 주기로 함,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2013.02.10 19:22

<노력이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더라> 주역 공부하시는 선배님 글 중에서


노력은 어느 정도 인생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자체로는 무리이다. 즉 '노력 = 성공' 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이 어울릴 일을 정확한 포인트를 찾아서 집중해야 한다. 


이때 집중에서 가끔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사실 노력보다는 제대로 된 '판단'이 더 중요하며, 이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귀인)'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귀인이 부모라면 타고난 복인 것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이러한 사람. 혹은 책에서라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알 수 있으면 어느 정도는 인생이 좋아진다. 


즉 노력은 성공에 있어서 일종의 조건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꼭 필요한 필수 요소는 아니다 라는 이야기.


사람들이 주로 힘들거나 아니면 억지로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할 때, 그 때 노력이라는 것으로 자신이 힘든 것을 정당화 시키려는 기제가 많이 보인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위험하다.


자신의 현실과 능력, 진로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파악할 때, 그때 비로소 그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 잘못된 방향으로의 '노력'은 사태를 더 힘들게 한다..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2013.01.12 02:06


조우성 변호사의 에토스 이야기 : 고착화의 무서움


주역 공부 하시는 선배님이 해 주신 말씀입니다.


"모든 삶에 있어서의 개선은 비슷한 양태를 가집니다. 


어떻게 보면 삶을 개선하는데 있어서 제일 첫번째로 그 개선을 막는 존재는 바로 '자존심' '과거의 성공의 기억'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 등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러한 부분이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정해진 '운명의 틀'을 확실히 고착화 시킵니다.


젊은 나이에 그래도 어느 정도 개선이 쉬운 것은 아직은 '자아'가 고착되지 않고 그래도 어느 정도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우주변화의 원리에서 갈파한 것과 같이 딱딱한 기운이 더 강해지고 '노욕'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로 인해서 개선은 더욱 더 어려워 지는 것이지요. 


자아가 고정되면, 

마음이 고정되고, 

사고 방식이 고정되고, 

몸이 고정됩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로 인한 '병'이 생기고 

이 병으로 인해서 오히려 마음이나 사고방식은 더 고정됩니다."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2013.01.12 01:59


조우성 변호사의 에토스 이야기 : 대운이 와도 잘 안풀리는 이유


** 제가 개인적으로 한번씩 찾아뵙는 선배가 계십니다. 그 분이 써 놓으신 노트 같은 것이 있는데 제가 받아와서 한번씩 읽어봅니다. 그 중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



흔하게 대운(大運)이라고 하긴 하는데 정확하게는 좋은 대운입니다. 대운은 그냥 단순한 10년짜리 운을 의미할 뿐인데 사람들은 "대운이 온다"라고 하면 "좋은 운이 온다"로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좋은) 대운이 와도 운이 안 풀리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쁜 10년대운이 가고, 좋은 10년 대운이 왔다. 그런데도 잘 안 풀리는 사례가 현실적으로는 제법 많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나에게 안 좋은 운을 가진 사람과 계속 엉켜 있을 때..이럴 때 운이 안 풀립니다. 


나쁜 대운에 들어온 안 좋은 운을 가진 사람이 계속 내 운을 갉아먹습니다. 즉 비유하면 이제 영양섭취는 제대로 운에서 해 주는데, 전에 나쁠때 들어온 기생충은 계속 몸의 에너지를 갉아 먹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운이 안 풀립니다. 이럴때는 나와 상성(相性)이 안 좋은 사람들. 인맥 등을 잘라내야 합니다.


2. 안 좋은 대운일 때 너무 망쳐 놓았을 때.. 그때도 좋은 대운이 와도 잘 안 풀립니다. 


비유하면 차가 비포장을 달리다가 차 내부가 많이 고장났습니다. 그러면 이제 고속도로가 앞에 깔려도 제대로 못 달리는 이치입니다. 이는 일단 수리부터 시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3. 나쁜 대운에 굳어진 시스템의 문제.. 안 좋은 시절에 생긴 직업이나 혹은 집, 주변 환경 등이 종합적으로 갉아먹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나 안 좋은 시절에 생긴 직업 등은 좋은 대운을 막고 있을 수 있고,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4. 나쁜 대운에 너무 많이 소모하였을 때.. 경제적 자산을 나쁜 대운에 다 날려먹거나 혹은 건강을 완전히 소모하거나 인맥을 완전히 소모해 버리거나 했을 때. 그때. 좋은 대운이 와도 소용이 없습니다.


좋은 대운을 제대로 맞이하려면 그것을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합니다. 


천리길을 가려는 자의 마음은 십리를 가려는 자의 마음과 달라야 하고 준비도 달라야 합니다. 앞으로 좋은 운을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 안 좋은 시기에 그 좋은 운을 최대한 준비하면서 참고 견뎌야 합니다. 


비상의 시기가 되기 전에 얼어죽어서도 안되고 날개가 상해서도 안됩니다. 역학을 배우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항상 준비하기 위함. 그러함이 필요하다는 철리를 깨닫는것. 그게 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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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2013.01.06 20:19

한비자의 충언 : 조짐에 민감하라



● 인용

 

옛적에 주(紂 ; 은나라의 폭군)가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자 기자(箕子 ; 주의 숙부)가 두려워했다.


생각하기를 ‘상아 젓가락이라면 반드시 질그릇에 얹을 수 없으며 반드시 옥그릇을 써야 할 것이다. 상아 젓가락과 옥그릇이라면 반드시 콩잎으로 국을 끓일 수 없으며 반드시 모우(털이 긴 희귀한 소 ; 旄)牛)나 코끼리 고기나 어린 표범 고기라야만 될 것이다.


모우나 코끼리 고기나 어린 표범 고기라면 반드시 해진 짧은 옷을 입거나 띠지붕(띠풀로 지붕을 이은 보잘 것 없는 집) 밑에서 먹을 수 없으며 반드시 비단 옷을 겹겹이 입고 넓은 고대광실이라야만 될 것이다.


나는 그 마지막이 두렵다. 그래서 그 시작을 불안해 한다‘고 하였다.


5년이 지나 주가 고기를 늫어놓고 포락(炮烙 ; 불에 달군 동기둥을 맨발로 건너가게 하는 극형. 여기서는 고기 굽는 숯불장치를 의미) 장치를 펼치며 술지게미 쌓은 언덕을 오르고 술 채운 연못에서 놀았다.


주는 드디어 그 때문에 멸망하였다.


기자는 상아젓가락을 보고 천하의 화근을 미리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노자에 말하기를 ‘작은 것을 꿰뚫어 보는 것을 가리켜 明이라 한다’고 하는 것이다.


- 유로(喩老) 편 중에서 -

 

● 생각



‘한비자’를 통털어 ‘세난편’ 만큼이나 유명한 부분이 바로 이 ‘상아젓가락’의 예화일 것이다.


동양최고의 고전이라고 일컫는 ‘주역’에서도 ‘조짐’,  ’징조’,  ’기미’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감한 사람일수록 작은 정보만으로도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어떤 결과도 한 순간에 발생하지는 않는다.


모든 ‘결과’에는 그 ‘원인’이 있으며, ‘원인’의 앞에는 미세한 ‘조짐’이 있기 마련이다.


오늘날 강조되는 ‘통찰’, ‘Insigt’ 역시 이러한 조짐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그 다음을 예측하는 노력을 통해 길러질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2013.01.05 01:48

한비자의 충언 : 군주의 역량과 지혜의 중요성



● 인용


때에는 가득 찰 때와 텅빌 때가 있고, 일에는 이로울 때와 해로울 때가 있으며, 생물은 태어남과 죽음이 있다.


군주가 이 세가지 때문에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기색을 나타내면 쇠와 돌처럼 굳건한 마음을 갖고 있는 벼슬아치라도 마음이 떠날 것이다.


-한비자 관행 편 - 




● 생각


CEO가 오로지 '결과'에만 집착해서 직원들을 닥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원하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유가 '아직 때가 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능력이 부족한 경우'와 '아직 때가 되지 못한 경우'를 가려낼 줄 아는 통찰력과 혜안이 필요하다.

무조건 '안되면 되게 하라'는 식의 접근은 훌륭한 직원들을 조직에서 떠나 보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아무리 예쁜 꽃도 겨울이면 져야 한다. 

봄을 기약하면서....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2012.11.06 23:57

 인생무상과 계약서 


1) 저는 계약법 강의를 시작할 때 항상 불교의 '人生無常'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2) 무상(無常)이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멸(生滅)하며 시간적 지속성이 없음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일반적으로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명제로 무상을 설명합니다. 


3) 모든 것은 생멸변화(生滅變化)하여 변천해 가며 잠시도 같은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마치 꿈이나 환영이나 허깨비처럼 실체가 없다고 합니다. 


즉, 이 현실세계의 모든 것은 매순간마다 생멸 · 변화하고 있으며, 거기에는 항상불변(恒常不變)한 것은 단 하나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의 실상(實相)이라고 봅니다. 


4) 이렇듯 일체는 무상한데 사람은 상(常)을 바라는바, 거기에 모순이 있고 고(苦)가 있다는 거죠. 불교 경전에 "무상한 까닭에 고인 것이다"라고 설명되어 있는 것과 같이 무상은 고의 전제입니다. 


5) 두 사람이 같이 일을 도모하고 의기투합합니다. '우리 이 마음 결코 변하지 않을거야! 잘 해 보자구!' 그리고 그 약속을 계약으로 만듭니다. 


6) 하지만 그 이후 두 사람의 상황은 끊임없이 변해갑니다. 사업이 잘될 때도 변하고 잘못될 때도 변합니다. 본인의 마음이 변하기도 하고 주위의 속삭임 때문에 변하기도 합니다. 


7) '최초 같이 무언가를 도모할 때(A시점)'와 '나중에 상황과 마음이 변했을 때(B시점)'의 차이로 인해 모든 분쟁이 발생합니다. 


8)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런 분쟁을 규율하는 것은 무상한 것이 아니라 '상(常) 한 존재'인 계약서 입니다. 계약서는 A시점에서의 생각을 그대로 담고 있거든요. 


9) 'B시점'의 분쟁을 'A시점'의 계약서로 규율하는 것이 또 하나의 苦(고통)입니다. 


10) 계약 분쟁에는 인간사의 다양한 모습이 다 들어 있는 듯 합니다.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2012.11.06 23:52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궁즉통? 궁하면 통한다고?>


중학교 때 집안 아재가 제게 했던 말입니다.


"궁즉통이란 말이 있어. 궁해지면 결국 통한다, 해결된다는 이야기야!"


전 그 말이 도저히 이해가 안됐습니다. 궁해진다고 무조건 통하고 해결된다고?


나이가 들어 이 말이 주역(周易) 계사전 하편 제2장에 나오는 말임을 알게 되었는데, 그 원문은 이러합니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이 문장의 해석은 일반적으로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간다"라고 알려져 있죠.


그런데 저는 "궁하면 변하고"를 "궁하면 변해야 하고"로 읽는 것이 더 맞지 않나 합니다. 


궁한다고 '자동으로' 변하지는 않습니다. 궁한 상황을 타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변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럼 이 말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1) 궁한 상황에 처한 사람은 '변해야만이' 통할 수 있다는 점


2) 사람은 쉽게 변하지 못하고, 오히려 궁한 상황이 되어야만 변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3) 결국 궁한 상황은 내가 하기에 따라서는 새로운 변화(발전된 변화)를 불러오는 또 하나의 계기라는 점


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궁하신 분, 어떻게 변해야 할 지를 고민해보시길.


몇 일전에 '궁즉통'에 관한 글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jwslaw/posts/387453631310530


'궁하면 변한다'가 맞는지 


'궁하면 변해야 한다'가 맞는지에 대해 여러분의 말씀을 듣고 고민하다가 주석서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주석서는 남회근 선생의 '주역 계사전 강의'입니다.


본문은, "易,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라고 되어 있고, "역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지속된다. 이 때문에 하늘이 도우니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라고 해석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주역에 나오는 이 부분은, 


1) 만물은 끊임없이 변하면서 적응해 간다는 이치를 설명하고 있으며, 


2) 따라서 우리 인간들도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서, 어떤 단계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변화를 시도해야 만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 부분은 마치 잘 적응하는 개체가 진화 과정에 살아 남는다'는 다윈의 이론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시 말해, '궁즉변'은 '궁하면(어느 정도 단계가 지나면) 변하기 마련'이라는 자연 현상, 즉 존재(Sein)와, 


따라서 우리도 어느 정도 상황이 고착화될 때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당위(Sollen), 이 두가지를 다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제 짧은 견해입니다.


문득 어느 책에서 본 대목이 생각납니다.


"1등 리더는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미리 알아 사람들을 이끌어 변화하게 하므로 영원히 변화의 선두에 서게 된다.


2등 리더는 상황이 변하면 자신도 따라 변한다.


3등 리더는 남들이 변한 다음에도 원래 자리에 꼼짝 않고 서서 불평만 늘어 놓는다. 이보쇼, 그렇게 빨리 변하면 어떡하오? 난 아직 준비도 안됐소."


상황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변해야 만이 '自天祐之, 吉无不利', 즉 하늘도 돕고 길할 뿐만 아니라 불리하지도 않게 된다는 점.


이것이 바로 Book of Change, 易經(역경)의 가르침인 것 같습니다.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2012.03.13 13:57

학문(學問)의 의미


周易(주역) 해설서를 보다 보니

‘배워서 모으고(學以聚之)

물어서 분별한다(問以辨之)’라는 구절이 나온다.

- 건위천 문언전 - 


학문이란 말이 여기서 나온 것 아닌가 싶다.




즉 배움이란 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취(聚)하는 것이니 많은 것을 모아서 전체를 이루려는 것이고,

물음이란 취한 것 중에 옳고 그름을 묻는 것(辨)이니 이루어진 전체를 쪼개서 세밀하게 분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결국 배운 것 중에
옳고 그름을 분별해서

取捨選擇(취사선택)하는 것이
학문의 의미...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
2012.02.27 21:04

물러남에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 천산돈(天山豚) 괘


1.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이형기의 <낙화> 중 - 



애절하게 떠나가 버린 그녀를 생각하며, 쓰린 가슴을 부여잡으면서도

그녀는 가야할 때를 알고 그 때에 맞춰 간 것이기에,

그 뒷모습 마저도 아름다워 눈을 떼지 못하는가.


flower.jpg


2.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아는 것’, 그리고

‘가야 할 때에 진짜 가는 것’

이 두 가지 모두 쉽지 않은 일.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탐나는 권세의 자리를 ‘두고’,

이 세상에 뭔가를 보여주리라는 욕망을 ‘두고’

떠날 수 있다는 것,

숨을 수 있다는 것.


이 때 문득 든 생각

일을 크게 벌이면서 전진하는 것과

일을 거두고 은둔하는 것.

과연 어느 경우에 더 많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할까?



3.

나의 지인 A.

사업상 부도로 인해 수많은 피해를 주었기에

사기죄,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 등을 이유로 3년의 감옥살이 후에 출소한 다음 

세상을 향해 뭔가를 보여주려고 발버둥쳤다.

교도소.jpg

‘그리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무엇인가요’라는 나의 조언에

‘내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그리고 나를 떠났던 모든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를 반드시 보이고 말겁니다’
면서 두 주먹을 불끈쥐었던 그.

하지만 그 무리함으로 인해 더 큰 일을 저지르게 되고



이제는 과연 몇 년정도 바깥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게 될지 

그도 나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그에게는 숨어서 때를 기다리는 ‘용기’가 필요했었는데.



4.

주역의 천산돈 괘는 바로 이런 숨음(은둔)에 대한 지혜를 일깨워주고 있다.


천산돈.jpg


하늘을 상징하는 건(乾)괘(☰)가 위에, 산을 상징하는 간(艮)괘(☶)가 

아래에 놓여진 괘라서 천산돈괘라고 한다.



이 형상은, 산이 아래에서 올라서려 하고, 하늘은 위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서, 

이제 막 아래에서 소인들의 세력이 성장하려 하고 있고, 군자는 소인을 피해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천산돈 괘사는 이러하다.


“은둔이니, 형통할 수가 있다. 조금 굳셈이 이롭다.”


그리고 이 괘사에 대한 가장 정통성 있는 풀이는 다음과 같다.


“무조건 물러나라는 것이 아니라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으니 굳은 마음으로 

물러나라는 것이다. 군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소인을 멀리하되, 소인을 증오하지 

않고 오직 자신에게 엄격하여 소인들 스스로 범접하기 힘들게 한다.”



5.

우리는 초한지에 나오는 대조적인 두 인물을 알고 있다.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하고 나서 유유히 유방의 곁을 떠나서 일신을 보존한 장량과,
 
200px-Zhang_Liang.jpg

자신의 공적을 자랑하다가 비참한 죽임을 당한 한신.


hanxin.gif


장량이 보여 준 처세를 흔히 ‘공성신퇴(功成身退 ; 공을 이루었으니 이제 

그 자리를 떠난다)’라고 하는데, 원래 이 말은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것으로서, 원문은 이러하다.


功成, 名遂, 身退, 天之道.

(공성,명수, 신퇴, 천지도)

공이 이루어지고 이름도 얻었으니 몸이 물러가는 것은 하늘의 도이다.


노자는 공을 이루고 명예를 얻었을 때 몸이 물러가면 

그 공과 명예는 고스란히 자기 몫이 되지만 

족함을 모르고 탐욕을 부리는 사람은 

그때까지의 공과 명예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부질없는 욕망의 노예가 돼 몸까지 망치게 됨을 가르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각기 계절의 공을 이루고 물러나는 것도 명예로운 일이며,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며,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는 것이 

바로 '하늘의 도'라는 것이다.


6.

'주역'은 합당한 물러남의 형태를 세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때를 잘 알아서 스스로 물러나는 호둔(好遯),


주위의 칭찬을 받으면서 물러나는 가둔(嘉遯),


재물을 모으는 등 준비를 마친 후에 물러나는 비둔(肥遯)
이 그것이다.


물러난 이후의 생활을 미리 준비해 둔 연휴에 때를 잘 살펴서, 

남을 배려하면서 물러나는 것이 최상의 물러남이라는 설명이다.


7.

그러나 주역에서 말하는 ‘물러남’이란 완전한 은둔이나 도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거나’, ‘벌써 한 때가 다 지났기 때문에’ 적절한 때가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적절한 때가 아닌 상황에서의 움직임은 화를 부르는 법,

그래서 일단은 은둔하여 ‘힘을 축적하고, 자신을 돌아보라는’ 지혜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다도.jpg


8.

멋지게 일을 만들어 도모하는 것보다

벌어진 일을 수습하고, 몸을 거두어 정리할 수 있는 것,

바로 이러한 물러남에 더 큰 용기가 필요하며,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순리를 따라 행동하는 지혜로운 사람임을

주역은 가르치고 있다.


9.

새로운 일을 도모하고자 할 때

천산돈 괘를 얻게 되면


우리는 물러남의 미학을 떠올리면서

내실을 다지고 에너지를 축적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이 상 -

Posted by ETHOS 조우성변호사